경북 영천시가 (馬) 산업 도시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영천경마공원(렛츠런파크 영천) 조성 사업이 2026년 개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고 말 산업 특구 사업들도 순항하고 있다.

영천시는 오는 30일 금호읍 성천리 경마공원 사업 부지에서 한국마사회 영천경마공원 건설공사 기공식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마사회가 한국 경마산업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해 2009년 12월 영천을 신규 경마공원 후보지로 선정한 이후 약 13년 만이다.

영천경마공원은 서울과 제주, 부산·경남에 이어 국내 4번째로 만들어지는 경마공원이다.

영천 금호읍 성천리와 대미리, 청통면 대평리 일대 145만 2000여㎡의 터에 조성된다. 사업 시행자는 영천시와 경북도, 한국마사회 등 3개 기관이다. 조성사업은 1단계(1857억원)와 2단계(1200억원)로 나눠 추진된다.

2025년 연말까지 계획된 1단계 사업에서는 관람대와 경주로, 마사, 커뮤니티센터, 동물병원, 공원, 내부 도로와 주차장 등 경마 시설을 조성한다.

2단계 사업에서는 루지와 무동력 놀이터, 숲속광장, 승마아카데미 등 레저와 휴양시설을 조성한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이번 사업으로 1조 80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 및 7487명의 일자리 창출, 연간 156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를 기대한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경마공원 건설이 신규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 인구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금호 연장 등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경북도, 한국마사회 등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천은 말의 정체성을 가진 고장이다.

영천시 서북쪽에 자리잡은 신녕면에는 조선시대 지방역원의 중심이자 인근 경주와 경산, 울산 등지 14개 역을 관할한 장수역이 있었다. 영천시내 ‘조양각’ 건너편 금호강변에서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마상재(馬上才)를 시연했다. 영천시장 인근에는 아직도 말에게 먹이를 주고 편자를 교체하는 ‘말죽거리’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2009년 4월 임고면에 개장한 영천운주산승마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소나무 숲속에 실내 승마장(2340㎡), 실외 승마장(8800㎡), 외승로(1.2㎞), 산악 승마코스(3.5㎞)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대구, 경주, 포항 등에서 연간 5만명 이상이 찾아 승마를 즐기고 있다.

운주산 승마장 개장은 같은 해 12월 경마공원 유치로 이어졌다.

영천에는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승마장인 운주산승마장 외에 ‘휘명승마아카데미’ ‘삼밭골 농장’ ‘영천승마클럽’ ‘홀스승마장’ 등 민간 승마장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로써 영천은 말 산업 육성을 위한 탄탄한 인프라를 이미 마련한 셈이다.

이 같은 인프라 덕분에 영천시는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퇴역 경주마를 승마용으로 훈련시키는 거점조련센터를 운영하며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전국 승마 대회를 열어 레저 및 스포츠 말 산업의 활성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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